반입자에 대해
일단 빛의 입자인 광자를 기본 입자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광자와 더불어 전자, 양성자, 중성자의 네 가지 기본 입자를 인정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 기본입자 사이에는 중요한 비대칭성이 존재함을 곧 알 수 있다. 즉 양전기와 음전기는 여러모로 보아 서로 대칭성을 가져야 할 듯 보이나,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음전하를 띤 전자는 그 크기나 성질에 있어서 크게 서로 다르다.
물론 자연현상이 반드시 대칭성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없지만 대체로 옳은 이론은 간결하고 대칭적이라는 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런데 사실상 입자 세계에도 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전자와 그 질량이 같고 전하가 반대인 반양성자가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성자에도 그 성질이 반대되는 반중 성자가 발견되었다.
이 가운데 오직 광자만은 반입자를 가지지 않으며 그 자신이 입자와 반입자를 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반입자들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은, 서로 반대되는 입자들이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입자-반입자의 쌍은 함께 소멸되어 버리고 대신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는 광자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또한 광자 등에 의해 강력한 에너지가 어느 좁은 공간에 집결되면 입자-반입자 쌍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제 전자, 양성자, 중성자에 대해 각각 그 입자-반입자 쌍을 고려하고 광자까지 합하면 모두 7개의 기본 입자 군을 이루게 된다. 그러면 자연계의 모든 현상은 이 7개의 기본 입자로 모두 설명될 수 있는가? 불행히도 그렇지는 못하다.
파이 입자에 대해
광자는 기본입자이다. 그런데 광자는 그 자신이 하나의 독립적인 입자 기도 하지만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매개입자의 역할도 한다. 즉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양자이론적으로 기술하면 매개입자가 존재할 것이 요구되며 이러한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 광자이다.
그렇다면 강한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매개입자가 존재할 것이며, 그것이 존재한다면 광자가 우리에게 관측되듯이 실제로 관측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물리학자 유카와는 이러한 점을 예상하여 강한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입자가 존재할 것이고 그 질량이 대략 전자 질량의 250배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러한 입자들은 유카와가 예측을 한 지 대략 10년 후에 실제로 발견되었다. 영국의 물리학자 파웰은 질량이 전자 질량의 대략 270배가 되는 입자들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바로 유카와가 예견했던 성질을 가진 입자였음이 밝혀졌다. 이것은 곧 파이 입자라고 명명되었고 파이, 파이 0, 파이+의 세 종류가 있음이 밝혀졌다.
여기서 파이와 파이+는 서로 입자-반입자를 형성하며 파이 0은 광자 스스로가 자신의 반입자 역할을 한다. 이 파이 입자들은 핵자들, 즉 양성자와 중성자들 사이를 왕래하면서 강한 상호작용을 매개하여 원자핵이라는 좁은 영역 내에 이들을 묶어둔다.
중성미자
일찍부터 그 존재가 예견되고 있던 또 한 가지 입자는 중성미자이다. 그 단서는 중성자 붕괴에서 나타났다. 중성자는 전자나 양성자와 달리 원자핵을 벗어나 자유공간에 나오면 대략 십 여분 이내에 다른 입자로 바뀌어버린다. 관측된 바에 의하면 중성자가 붕괴되면 다음 식과 같이 양성자와 전자가 나타난다.
중성자-> 양성자+전자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중성자의 질량은 양성자의 질량보다 다소 커서 이 질량에서 양성자의 질량과 전자의 질량을 빼더라도 그 질량의 값이 약간 남는다. 그러면 이 나머지 질량은 어디로 갔는가?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관계 신 E=mc2에 의해 전자와 양성자가 가지고 나오는 운동에너지 속에 포함되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험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해보면 전자와 양성자의 운동에너지가 가진 질량을 계산에 넣더라도 처음에 중성자가 가졌던 질량이 되기에는 약간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 나머지 질량은 우리에게 관측되지 않은 어떤 입자가 가지고 나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성자의 붕괴 과정에서 양성자와 전자만 나온다고 하면, 이들이 가지고 나온 운동량의 합은 처음 중성자가 가졌던 운동량의 갚고 일치해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관측되었다.
이것은 물리학의 하나의 기본 법칙인 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위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리하여 1931년 스위스의 물리학자 파울리는 전하를 띠지 않는 매우 작은 미립자로서 중성미자의 존재를 가정하고 중성자 붕괴 과정에서 이것이 에너지와 운동량의 일부를 가지고 나간다고 설명하였다.
이 중성미자는 전하를 띠지 않을 뿐 아니라 질량도 극히 작아서 쉽게 관측되지 못하다가 1953년에 이르러서야 그 존재가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중성미자 역시 다른 입자들과 마찬가지로 반입자를 가지며 이것을 반중성미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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