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과학이 성립한 이래 과학은 과학 내용 자체의 확장과 심화라는 점뿐만 아니라 과학과 사회, 과학과 기술, 과학과 자연환경과 관련된 점에서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는 근대 과학이 성립한 이래 과학은 계속해서 전문화와 세분화의 길을 걸어왔고
그 결과 현대 과학은 매우 많은 분야로 나뉘게 되었으며 이 분야에만 정통한 전문가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현상은 20세기 특유의 것이다.
19세기 중엽까지도 한 과학자가 여러 분야의 연구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물리학이나 화학 등의 과학이 너무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 과학자들은 자기 분야 밖의 것은 거의 모르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과학의 전문화와 세분화는 과학과 사회, 과학과 자연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없앴고, 그에 따라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세분화의 커다란 맹점은 과학지식이 응용되어 여러 분야가 복합된 것으로 나타났을 때 그것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일이 매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여러 가지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는 부분적으로 과학이 응용되어 나타난 것이 쉽게 조망하기 어렵게 된데도 기인한다.
둘째 과학이 엄청난 양적 팽창을 하게 되었다.
현대 이전까지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자기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을 서로 거의 다 알고 있었고 그들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도 학회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물리학으로 예를 들면 20세기 초까지도 학회지 숫자가 몇 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를 좀 열심히 한다는 사람은 그것을 다 읽을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물리학자들은 어느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후 과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과학자뿐만 아니라 학회지, 연구기관, 대학의 학과 등이 엄청난 증가를 보이는 과학의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셋째 과학은 현대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현대 과학은 기술과 결합해서 생산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그 결과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과학기술 없이는 개개인의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기가 아주 어려운 것이 현대사회의 실정이다. 그만큼 과학은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은 일상생활에서 자기가 사용하는 여러 가지 과학기술의 이기가 환경파괴를 낳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포기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
넷째 과학 연구가 거대화, 조직화되었다.
17~18세기에 과학자들은 거의 혼자서 과학연구를 수행했다. 이러한 상황은 19세기에 와서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17세기의 갈릴레이와 뉴턴을 비롯해서 화학 혁명의 불을 댕긴 18세기의 라부아지에도 혼자 연구를 했고 19세기에 진화론을 제창한 다윈이나 열역학 제1법칙을 확립한 '줄'도 모두 혼자 연구를 수행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밖에 많은 과학자들도 대체로 혼자 또는 조수 한 두 명 만을 데리고 연구를 했다. 그런데 20세기가 되면서 과학 연구가 조금씩 거대화하기 시작하고 원자탄 개발과정에서 거대 연구 개발체계가 실현되어 현재는 많은 과학연구가 대규모로 조직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거대한 연구 규모뿐만 아니라 화학실험실에서 작은 분자 하나를 만드는 작은 연구의 경우에도 기구의 준비부터 분자구조의 최종적인 결정에 이르기까지 연구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연구가 곤란한 것이 현대 과학의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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