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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실험과 기술 근대 과학에서의 실험과 기술 근대 과학에서 수행하는 실험은 기술과 마찬가지로 물질을 가지고 수행하는 놀이이기도 하고, 실용적인 목적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뚜렷한 목적을 충족시키려는 합목적적인 행위기도 하다. 순수과학을 대표하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서 입자물리학 실험, 유기화학 합성 실험, 유전공학의 유전자 조작 등 몇 가지 예를 통해 실험이 왜 기술과 같은 행위인지 살펴보자면 이렇다. 유기 화학 합성 실험은 유기화학 자체의 '순수 연구'를 위해 수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똑같은 방법을 이용하는 실험이 새로운 의약품을 만드는 데 적용되기도 한다. 유기화학자가 처음에 새로운 의약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단지 자신의 연구과정의 하나로서 합성해낸 유기화합물이 나중에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경.. 2020. 9. 9.
근대 과학이 가져온 결과 과학과 기술의 접근 자연철학을 일축한 근대 과학은 19세기 말에 기술과 결합하기 시작함으로써 베이컨이 소망한 대로 자연을 인간에게 완벽하게 굴복시킬 채비를 하게 된다. 19세기에 물리학과 화학에 관한 지식은 급속히 불어났고, 이것들을 하나의 학문과 분과 속에 정리하는 작업이 계속되었으며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교류가 서서히 활기를 띠어갔다. 과학자들은 기술에의 응용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기술자들은 과학의 방법이나 지식을 기술 혁신에 이용하려고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최초로 나타난 분야는 무기화학 및 유기화학과 전기분야였다. 19세기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는 식물을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영양물질로서 무기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무기질 비료를 발명했으며, 유기화학자들은 유기합성 및 분석 중에 발견.. 2020. 9. 8.
과학혁명을 통한 근대과학 형성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를 사는 우리가 유럽의 17세기 과학 혁명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 과학혁명은 인류의 위대한 성취로 여겨져 왔다. 과학혁명기는 자연으로부터 신비주의적 유기체적인 색채를 벗겨버리고 근대의 과학, 기술, 사회 진보의 초석을 놓은 인류의 지적 계몽의 시기로 평가받아왔다. 과학 혁명은 자연을 살아 있는 것에서 기계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렸고, 우주의 모든 물질을 생기 없고 따로따로 고립된 입자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며, 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생명의 기운으로부터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생물적인 힘의 전달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으로 환원시켰다. 과학혁명의 주역들 중에는 케플러같이 여전히 르네상스의 신비주의적인 사조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새롭게 해석해낸 우주는 신비적인 색채란 조.. 2020. 9. 7.
낭만주의적 과학의 등장과 실패 낭만주의 과학의 등장 다윈의 진화이론과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이제 생물학마저 기계론적 과학의 지배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멘델은 물리학을 공부했지만. 이 새로운 경향의 과학에 대한 반발도 없지는 않았는데 기계론적 과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향은 어제오늘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미 18~19세기에 낭만주의와 독일 자연철학이 등장하여 기계론으로부터 유기체적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낭만주의적 반동의 최고봉이었던 괴테 이들 낭만주의적 '반동'에 가담한 사람들 중 최고의 정신은 괴테였다. 물론 괴테는 독일 계몽 사조의 최고봉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괴테는 과학 이외의 부문에서는 대단히 계몽적이었지만 과학에서는 뉴턴적인 냉혹한 과학을 따뜻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고 그의 이러한 .. 2020. 9. 4.
근대화학과 진화론의 성립 근대적 과학으로서의 화학의 성립 근대적인 과학으로서의 화학의 성립은 역학이나 천문학보다 100년이나 지체되었다. 화학은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양적인 것으로 변화하는데 저항해온 셈이다. 사실 화학은 천문학이나 역학과 달리 대학에 몸담거나 왕실의 후원을 받는 학자들의 활동이 아니었다. 과학 혁명이 한창이던 17세기에도 화학은 신비적인 분위기로 가득 찬 연금술과 연관을 맺고 있었고, 화학 관련 기술과도 잘 구분되지 않는 활동이었던 것이다. 20세기 중엽 이후로 화학은 기초과학이라고 불리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중에서 지루하고 별것 아닌 결과들을 잔뜩 내놓는 것처럼 보이는 과학이 되어버렸지만 당시에 화학적 활동은 과학활동에서 일종의 영적(spirtual)의 만족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2020. 9. 3.
근대과학이 기초를 이룬 그리스 학문의 도입 근대과학과 유럽인 근대 과학의 싹은 중세 유럽과 고대 그리스 사이의 오랜 정신적 단절이 끝난 12세기경부터 서서히 솟아올랐다. 지금으로부터 800~900년 전, 유럽에서는 중세 대부분의 기간을 통해 완전히 잊히다시피 했던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나 아르키메데스 등의 과학 관련 저작들을 아랍지역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그리스어 원전이 아니라 아랍어로 번역된 문헌들이었는데, 유럽인들은 이들의 문헌을 정말 진귀하고 소중한 것인 양 주석을 붙이며 번역해서 글자 하나하나를 음미해가며 흡수했다. 유럽인들이 볼 때 이들 그리스-아랍 학문은 이교도 지역으로부터 전해진 이교도들의 학문이었지만, 그것은 유럽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인들을 열광시켰고 100년 후에는 유럽 전역 학문세계를 .. 2020. 9. 1.
새 앎의 틀과 자연과학 이제 구체적으로 과학에서 활용되는 앎의 틀이 무엇인지를 그 전형적 형태인 고전역학을 통해 살펴보고 아울러 이것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해 어떻게 수정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우선 고전역학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니고 있는 공간과 시간 개념을 좀 더 다듬어 공간을 3차원 변수로 나타내고 시간을 이와 독립된 1차원 변수로 보아 이들의 관계를 통해 운동을 서술한다. 또 고전역학에서는 '힘' 개념을 설정하고 이러한 힘을 받는 대상의 동역학적 '상태'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말해줄 상태 변화의 법칙(뉴턴의 제2법칙)을 도입한다. 즉 고전역학에서는 이러한 앎의 틀을 마련함으로써 임의의 대상이 받게 될 힘을 찾아내고 이를 상태 변화의 법칙에 적용하여 현재의 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를 말해줄 체계를 .. 2020. 8. 31.
앎의 틀과 내용 그리고 무의식 과학적 앎의 이러한 성격을 좀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앎이라는 것이 지닌 기본구조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앎이라면 이것이 지시하고 있는 '내용'만을 떠올리기 쉬우나, 사실 앎이라는 것은 그 내용과 함께 이것을 담게 되는 틀을 지니고 있다. 이 틀은 말하자면 내용을 담는 그릇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 틀 안에 담기는 내용은 틀 자체와 구분하여 '정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일단 그 틀이 고정된 앎의 경우 그 안에 담긴 내용, 곧 정보가 많을수록 앎의 양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할 보다 나은 형태의 앎은 그 내용뿐 아니라 틀 자체의 우월성에서 온다. 즉 정보만이 아니라 정보를 담을 그릇 자체의 개선이 요청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상적 앎이란 일일 상적으로.. 2020. 8. 29.
일상적 앎을 뛰어넘는 새로운 앎 예시를 한번 들어보자 "무거운 물체는 빨리 떨어지고 가벼운 물체는 느리게 떨어진다"라고 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앎을 크게 뛰어넘는 새로운 앎이란 존재할까? 결론은 그렇다이다. 현대 과학은 이 앎을 적어도 몇 번에 걸쳐 뛰어넘고 있다. 그 가장 초보적 형태가 이른바 갈릴레이의 낙하 법칙이다. "지구 상의 모든 물체는 그 질량에 무관하게 일정한 가속도를 지니고 낙하한다."라는 또 하나의 앎이 그것이다. 그러면 이 두 가지 앎은 서로 어떻게 다른가? 그 차이를 '정밀성'과 '신뢰성'이라는 두 측면에서 비교해보자. '정밀성'이라 함은 빠르면 얼마나 빠른 것을 말하며, 느리면 얼마나 느린 것을 말하는가에 대한 구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상적 앎에서는 적절한 부사를 도입하여 '아주' 빠르다, '약간' 빠르다 정도의 .. 2020. 8. 27.